1927년 영화 재즈 싱어는 첫 유성 영화라는 점에서 영화사적 지위가 높습니다.
무성 영화 밖에 없던 시절, 스크린 속에서 사운드가 나온다는 것에 관객들은 놀라워했고,
이 영화의 성공을 계기로 영화사들은 앞다투어 유성 영화를 만들고자 했고
비로소 유성 영화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죠.
영화 재즈 싱어는 배우의 대사는 무성 영화와 마찬가지로 자막으로 처리되었지만
노래와 음악은 유성이었는데요,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음악이 더욱 더 돋보이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 재키의 꿈이 바로 재즈 싱어이기에 영화 내내 흐르는 재즈 음악.
아주 오래된 LP에서 흐르는 래그 타임은 재즈팬들에게 깊은 향수를 주는 듯합니다.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주인공 재키는 엄격한 유대교 집안에서 5대 째 유대교 예배에서 노래를 부르는 '칸토르'를 물려받을 예정이었으나
재즈 싱어가 되고 싶어 부모 몰래 살롱에서 유행 음악(재즈)를 부릅니다.
진노한 아버지를 피해 집을 나갔고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잭 로빈이라는 이름으로 명성을 날리게 되죠.
그러나 브로드웨이에서의 첫 작품을 올리기 전 날, 아버지의 위독하다는 소식에
공연을 포기하고 집으로 달려옵니다.
아들 재키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며 아버지를 대신하여 예배곡을 부릅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마침내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아버지를 편히 보내드린 재키는 재즈 싱어로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게 된다는 해피엔딩 내용입니다.
엄격한 아버지와 대조적으로 재키의 어머니는
그를 헤아리고 다독거리는 그야말로 대단한 모성애를 가진 사람입니다.
결국, 그 모성애가 아버지의 임종 직전에 부자를 화해시키고
재즈 싱어인 아들이 그토록 부르기 싫어했던 예배 음악을 부르게끔 만드는 거죠.
재키가 늙은 어머니 앞에서 즐겁게 래그타임을 연주하는 장면을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빠르고 경쾌한 래그타임.
지금은 래그타임을 찾아 듣는 재즈팬들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만,
저는 래그타임 특유의 맛과 멋이 아직도 참 좋습니다.
아주 낡은 오래된 피아노에서 흐르는 래그타임도 좋고
클라우드 볼링과 같이 크로스오버 주자로 알려진 파퓰러 뮤지션이 실은
엄청난 래그타임 홀릭이라는 것 조차도 즐겁습니다.
래그타임을 연주해보지 않은 재즈피아니스트라...그건 돌맹이 없는 호수같이 저는 상상하기 어렵군요.
재즈 피아니스트는 래그타임을 연주할 줄 알아야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거든요.
어머니와 아들의 이 다정한 모습, 이 장면이 저는 참 훈훈했어요.
이 영화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이 아닐까요?
주인공 재키가 흑인 분장을 하고 무대에 섰지요, 관객 중에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유대교 속죄일에 예배곡을 부를 사람이 없으니 제발 와달라는 청을 하기 위해서이지요.
이렇게 흑인 분장을 하고 재키는 Mother of Mine, I Still have you를 부릅니다.
어머니는 자신에 대한 아들의 뜨거운 애정을 느끼는 한편, 아들이 자신과 함께 집으로 가지 않을 것임을 알고
또다시 이해와 사랑의 눈물을 흘립니다.
바로 이 장면입니다.
주인공 재키 역은 당시 유명한 싱어 알 졸슨(Al Jolson)이 맡았죠.
알 졸슨은 6.25 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 한국에 미군 위로 공연을 펼쳤죠.
16일에 걸쳐 서울, 부산, 진해, 마산, 등 전국을 돌며 군병원에서 성공리에 공연을 치렀습니다.
맥아더 장군도 그의 팬이었지요.
그러나 한국에서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뒤 몇 주 안되어 세상을 떠납니다. 향년 64세.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팬들이 아직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오래된 그의 노래들을 듣고 싶다면 2012년에 재발매된 재즈 싱어 사운드 트랙도 좋은 선택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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